온라인건강상담
노고가 많으십니다. 박사님
2002.10.23
접수
> 안녕하십니까? 노순기 박사님. > 이 게시판을 거의 다 읽어 보았습니다. > 비슷한 성격의 질문도 너무나 많더군요. > 같은 질문에도 인내를 가지시고 답변과 조언을 해 주시는 박사님 모습을 떠올리고, > 의사들에게 가졌던 제 선입관을 다시 한번 반성했습니다. > > 전 32살의 직장인이고, 최초 발병은 고등학교2학년 때입니다. > 학교 건달 선배에게 폭행을 당하고 그런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먹자국이 아직도 제 오른쪽 가슴에 흉터로 남아 있습니다. > 그 후 장미회약을 복용하다가 한 종합병원에서 전문적으로 치료를 받아오고 있습니다. > 차도가 있는 듯 하다가 최근에 다시 악화되는 것 같습니다. > 4-5개월에 한번 정도였다가 최근엔 1-2달에 한번으로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 발병은 주로 잠을 자다가 일으키는데, 어머니께서 무척이나 낙담해하시는 모습을 뵙기가 이제는 너무나 힘이 듭니다. > 이런 문제때문에 스스로 소침해져서 결혼은 생각치도 못하고 있습니다. > > 또한 차도가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저한테 있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 너무나 수치스러워서 제 스스로 부인하고 싶어했고, > 금주와 금연을 권고하시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제가 너무 소홀히 여겼습니다. > 이제 정말 마음을 다잡고 금연은 결심을 해 보는데, 금주는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 선생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30대 초반의 직장인이 금주를 하게되면 사회성에 큰 손실을 입는것 같습니다. > 가까운 친구,선후배, 직장동료, 회식... > 실제로 술을 못하는 사람들이 소외당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습니다. > 그래서 두려운 것이 사실이구요. >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할 경우가 생기는데 어느 정도까지 일까요? > 맥주 2-3잔 정도까지는 술을 마셔도 치료에 큰 지장이 없을지요? > > 그럼, 항상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환자를 위한 선생님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 답답한 심정 어느 정도는 알 것 같습니다. 많은 남자들이 술을 안 먹으면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 지장이 있다고 하지만 저는 완전히 인정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저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술 한잔 하지 않고도 아주 성공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정말로 간질 발작에 술이 그렇게 좋지 않다면 당연히 어떤 일이 있어도 끊어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귀하의 경우 조금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자. 즉 과연 단순히 술을 끊지 못해서 정말로 발작이 자꾸 나타나는냐 하는 문제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무조건 그렇게 보게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간질병 자체가 조금 더 심한 형태 아니면 좀 난치성이지 않나 하는 것이지요. 저의 예상이기도 하고 또 실제로 단순히 약을 잘 먹으면 잘 조절이 되는데 술을 한번씩 했다고 해서 순전히 그로 인해 자꾸 발작이 나타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는 않습니다. 또 약을 잘 먹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다 한번씩 하는 맥주 몇 잔 정도는 그리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는 없구요.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술은 끊는 것이 당연히 좋구요. 제가 말씀드린 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이구요. 일단 한 번 지켜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정말로 술을 끊었는데도 자꾸 발작을 하면 그때는 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보시고 담당 선생님과 상의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